한화테크윈 "로봇이 알아서 척척 … 24시간 항공엔진부품 생산"

입력 2017-08-01 17:42   수정 2017-08-03 21:57

한화 창원공장 가보니

1000억 들여 스마트공장화
운송·절삭·연마 등 로봇 50대…중형 민항기 부품 '무인 생산'

모바일로 공장 현황 한눈에
2018년까지 IoT 2000개 부착…품질·납기까지 예측 가능해
공장 찾은 롤스로이스 부사장 "세계 3대 스마트공장" 극찬



[ 안대규 기자 ]
한화테크윈 창원2사업장 내 엔진부품신공장은 전 세계 항공기의 ‘심장’이 만들어지는 곳이다. 세계 3대 항공기엔진 제조사(GE, P&W, 롤스로이스)의 신형 엔진 부품이 상당수 여기서 생산된다. 마이크 모슬리 롤스로이스 부사장은 지난달 이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까지 본 엔진 공장 중 세계 3대 스마트 공장에 속한다”고 평가했다. 한화테크윈은 총 1000억원을 투입해 내년까지 이 공장을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로봇 전시장 된 공장

항공기에 들어가는 부품은 작은 불량도 막대한 인명 피해로 직결되기 때문에 제조업 가운데 가장 까다로운 수준의 품질을 요구한다. 첨단 기술과 자본으로 무장한 소수의 선진국 업체가 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 최대 항공기엔진부품 제작사인 한화테크윈은 40년간 쌓아온 기술에 스마트 기술을 입혀 생산효율면에서 세계 1등을 추구하고 있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한화테크윈의 창원 공장을 지난달 28일 찾았다. 1만2000㎡(약 3600평)의 엔진부품신공장 내부는 로봇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레이저 센서로 움직이는 물류이송로봇, 회전식 절삭가공로봇, 6개 관절로 움직이는 연마로봇, 자동조립로봇, 용접로봇 등 한 대당 3억원 이상인 로봇 40~50대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에서 제작하는 항공기부품은 터보엔진의 팬이나 케이스, 엔진 후방에 들어가는 초정밀 가공부품 등이다. 생산된 엔진부품을 만져보니 칼로 베어낸 듯 모서리가 날카롭다. 머리카락 굵기(0.2㎜)의 10분의 1 수준으로 정밀 가공이 가능한 밀링로봇의 작품이었다. 공장은 반도체 공장처럼 미크론(1000분의 1㎜) 단위의 정밀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내부 온도도 23도로 정확하게 유지된다. 온도가 1도라도 오르면 금속이 팽창하면서 정밀한 조립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절삭과 용접, 검사와 조립 등 총 90일의 공정을 거치면 알루미늄, 티타늄, 니켈 등 금속덩어리는 엔진 속 터빈에서 1000도 이상의 열기도 견딜 수 있는 부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항공기엔진에는 2만여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데 한화테크윈은 한 개당 최고 1억5000만원 수준인 고부가가치 부품만 생산한다.

◆세계 5대 메이커가 목표

이 공장은 연간 1000~1400개 부품을 만들어 400억~5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여기서 일하는 근로자는 30여 명뿐이다. 한화테크윈이 로봇 도입과 공장자동화로 일부 공정에 24시간 무인생산체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저녁에 작업 명령을 내리면 다음날 아침까지 로봇이 반제품을 운반해 절삭 공정을 마치고 원래 자리에 올려놓는다. 강성근 한화테크윈 부장은 “근로자 수가 예상보다 2분의 1로 줄었다”며 “반복적인 작업을 기계가 대체함으로써 직원들의 근육계통 질병이 사라졌고 품질도 균일해졌다”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공장자동화를 넘어 부품의 품질과 납기 예측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2000개의 사물인터넷(IoT)을 제품과 설비에 부착할 예정이다. 임재영 한화테크윈 상무는 “수집된 빅데이터는 납기를 준수하고 불량 원인을 추적하는 도구로 쓰일 것”이라며 “내년 말엔 모바일로 창원 공장과 베트남 엔진 공장의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이 가야할 길은 아직 험난하다. 항공산업 후발주자인 한국에서 몇몇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는 기술력을 짧은 기간내 따라잡기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항공기엔진 부품시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독일 MTU, 일본 IHI·미쓰비시, 이탈리아 AVIO, 스페인 ITP, 영국 GKN 등8곳의 ‘티어1그룹’이 장악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은 장기적으로 이 그룹에 합류해 세계 5대 부품사가 된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요 엔진 제조사와 공동개발사업(RSP)도 확대하고 있다. GE, P&W등과 RSP를 진행하고 있으며 롤스로이스와도 새로운 RSP를 검토하고 있다. 작년 9월엔 P&W의 싱가포르법인 지분 30%를 인수하는 등 투자도 강화했다.

항공산업은 장기적으로 성장 전망이 밝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해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세계 항공기 시장은 중국, 동남아시아 등 여객수요의 증가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엔진부품사업은 협력사 활용 비중이 높고 정비사업(MRO)의 경우 고용유발 효과가 커 지역경제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기엔진부품시장 규모는 작년 약 420억달러로 연평균 5%씩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대다수 중형 항공기(단일 통로)의 엔진 부품을 납품한 한화테크윈은 GE, P&W, 롤스로이스 등으로부터 10~30년치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창원=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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